16강에만 가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한국사회인가...
오늘 새벽에 일본이 덴마크를 3:1로 이겼다.
그리고, 16강에 갔다.
나는 사실 일본 만화도 좋아하고,
일본 드라마도 좋아하고............
식민지 시절 우리가 그들한테 당한 걸 생각하면,
당연히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현재의 일본 대중문화에는 꽤 관심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일본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욕부터 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일본의 승리 소식을 듣고는 왠지 화가 났다.
화도 나고, 샘도 나고, 아쉽고............
하지만, 내 주변에 일본인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하를 해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16강 행을 진심으로 축하받고 싶듯이..
여튼,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오르면서,
기분좋은 월드컵의 이변들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나는 허정부 감독에 대한 불신이 큰 편이라..
허정무 감독의 16강행이
오히려 우리나라의 축구 역사를 잘못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사실 나는 축구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런데도 허정무 감독이 싫은 이유는 "허 정 무" 개인이 싫다기 보다..
허정무 감독이 상징하는 우리나라 축구계의 학연 지연이 싫은 것이다.
사실 얼마전 동계 올림픽이 끝나고,
숏트랙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도 바로 이 지긋지긋한 학연 지연이다.
자기 줄(인맥)이 아니면, 경기 중에 선수 한 명이 희생을 각오하고..
상대편 선수의 손가락을 밟았다는 소문이 나돌만큼..
나는 학연 지연이 너무나 무섭다.
심지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고대없이 16강이 가능했겠느냐"며 그 학연, 지연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후에 히딩크가 칭찬받았던 것이
바로 그 학연 지연에서 자유로운 대표팀 선발이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종종 느끼곤 하는데..
학연 지연으로 안되는 게 없는 게 우리 사회다..
- 에휴.. 현실 얘기를 하자니 머리가 아파서 그만둬야 겠다.
여튼,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토록 학연 지연에 목을 메는 것일까..
다른 나라는 몰라도 유럽 스페인에 살고 있는 내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
거기는 학연 지연..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던데..
하기사, 내 친구 역시 그 사회에서는 이방인일테니..
내 친구의 시선이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 두서없는 글의 결론은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에 오른 것은 정말로 기쁘지만..
스포츠의 학연 지연.. 연줄 따지는 것은 어떻게 없앨 수 없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