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 김주원, 오스카, 길라임, 윤슬.. 그들의 입장정리...??
먼저, 김주원의 마음..
많은 사람들이.. "이제 내가 인어공주가 되겠다"는 김주원의 말을..
이제는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길라임과의 사랑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은 주인공을 좋아하면, 그 주인공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 생각에.. 김주원은 여전히.. 길라임과의 결혼 따위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길라임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본능적으로.. "그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자기 판단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주원은.. 자기 뜻대로 안되었던 것이 없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회사 출근을 일주일에 2일 정도밖에 안하지만..
회사의 사정은 꿰뚫고 있을만큼.. 똑똑하며,
그의 대사들을 봐도 그는 꽤 논리적이고 상황판단이 빠른 것 같다.
돈많고, 똑똑한 그였기에.. 여기에 외모까지.. 출중하다는..
그랬기에.. 그는 길라임을 포기해야할 이유를 스스로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나쁜 남자"여서가 아니라.. 아직까지 그런 경험이 없었을 뿐이다.
무엇인가를 갖기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는...
자기의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영혼이 두번은 바뀌어 봐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그가 길라임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것과 자기 희생과는 서로 다른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길라임은 그 반대의 위치에 있다.
부자집 도련님이 처음부터 "내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해도..
이런 사랑을 받아줄까 말까.. 고민되던 차에..
"3개월짜리, 인어공주같은 사랑놀음"이라니..!!
이성적인 판단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부자집 도련님이 보여주는 세계는 확실히 아름답다.
게다가.. 어머니는 일찍 여의고, 아버지도 돌아가신 상황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남자..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와서 축하한다며 포근하게 안아주는 남자에게
마음이 설레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사실 그가 하는 말이 이성적으로 틀리지 않다는 것도 알겠다.
그러니,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입장인 것이다.
머리로는.. "끝을 보고 사랑을 시작하는 여자는 없다"고 하지만..
마음으로는.. "내일도, 모레도 자신의 꿈에 찾아오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오스카의 말처럼.. 김주원은 나쁜 놈에다가 질척거리고 비겁한 놈이기는 하다.
하지만, 김주원도 알고 있다.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사랑"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훨씬 냉정한 것이 "사랑"이다.
오스카도 알고 있다. 윤슬도 알고 있다.
서로를 잊지못할 뿐 아니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오스카 역시.. 있는 집의 자제답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프로포즈를 거부당했다는 두려움이 마음 속에 있어서..
다시한번 그런 상황에 놓이기가 두려운 것이다.
물론, 길라임에 대한 마음은.. 사랑보다는.. 편안함에 가깝다.
하지만, 그 편안함이 사랑보다 무서울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자신도.. 길라임도 모르고 있다..
하기사, 윤슬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 큰데.. 길라임을 사랑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또, 김주원과 앙숙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가장 의지하는 관계로..
김주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길라임에게 힘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길라임의 주변을 맴도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마음보다는 길라임이 주는 편안함에..
그 역시 길라임과의 비겁한 만남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윤슬"은.. 그래.. 이해하자면 이해는 된다.
그녀 역시.. 있는 집의 자제인 까닭에..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준 오스카를 아무런 댓가없이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없으면 외롭고, 그의 사랑이 진실되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다만, 그도 자신만큼 상처입어야 공평하다는 생각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는 오스카의 말한마디에 상처를 입었지만..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복수는 아무리봐도.. 너무 심하다.
참.. 있는 집 자식들.. 싫어진다.
물론, 그들은 거꾸로 생각하겠지만..
그런데, 이런 싫은 짓거리들을 모두 덮어줄 수 있는 것이..
작가와 연출자의 힘이다.
현실에서라면.. 이런 사람들 만날까 두렵다.. 길라임 빼고..
김주원은 왕자병에.. 자기 이외에는 관심도 없는 안하무인인 나쁜 놈이고,
비슷한 수준의 여자가 아니면 그저 단순 사랑놀음-첩-일 뿐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오스카는 머리도 나쁘고, 노래도 못하고, 즉흥적인데다가..
친구의 꾀임에 넘어가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찌질이-이다.
윤슬은.. 별것도 아닌 일에.. 자신의 인생을 내던지는, 무모한 인간인데다가
자기의 상처만 보일 뿐 남들에게 상처주는 것쯤은 관심도 없는 인간이다.
하지만, 이런 나쁜 인간들은.. 작가와 연출자는..
화려하고 럭셔리한 볼거리와..
구구절절 옳은 말씀에다가 감정이입 팍팍되는 대사들로 아주 잘 포장을 하고 있다.
김주원은.. 폐쇄공포증이 있을만큼 커다란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게다가 돈많고, 정많고, 똑똑하기 까지 한 것처럼 포장된다.
오스카는 머리는 좀 나쁘지만, 대신 정도 많고 위트도 있고..
진심도 있고, 자기 주제파악이 되는 인간(썬과의 관계를 보면)으로 포장된다.
윤슬은.. 외모되지, 머리 되지, 집안되지만..
사랑에 아파서.. 너무 아파서, 모든 것을 던지는 희생적인 인간으로 포장된다.
참.. 포장솜씨 하나는 끝내준다.
이런 드라마는 아주 잘 만든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바보상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막장은 아니다.
얼굴에 점하나 찍었다고.. 전부인을 몰라보는..
말도안되는 설정도 아니다.
그러니, 사회적인 영향력과는 상관없이..
이 드라마는 잘 만든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작가의 인터뷰를 TV에서 봤는데..
요즘 자기의 드라마 시청률이 별로 좋지 않아서..
- 내, 참.. 그 시청률 좋지 않았던 드라마가 "시티홀"과 "온에어"다..
그 잘란 척이 밉기 보다는 부럽다..-
이번에는 대놓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정말 현실로 되는..
시청률 높은 드라마를 하고 싶어도 안되는 수많은 인간들을..
참.. 비참하게 해주시는 작가다..
- 이건 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