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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공주보다 악녀가 불쌍하다.

행복한하루보내기 2011. 2. 17. 12:01

 

단지.. 송승헌이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대했던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는.. 다음주가 마지막인데..

초반 캐릭터가 없던 송승헌이 후반부로 갈수록 멋있어 진다는 변화 말고는..

사실 쭈욱~ 실망감을 보여주고 있다.

 

블로그를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를 하고 있는 내가..

드라마와 영화 시청에 있어서 한가지 기준이 있다면..

단순하게도.. "미남미녀가 출연하느냐.." "해피엔딩일 건 같은가.."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아니, 네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라며..

분개할 것 같다. ㅎㅎㅎ

 

하지만, 내게 있어서.. 드라마는 고상한 교양이 아닌..

피곤하고 비루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환상의 세계"이기 때문에..

일단, 남녀 주인공이 예뻐야.. 감정이입이 된다.

 

 

그렇지만.. 또한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내가 "재밌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열변을 토했던 드라마는..

미남미녀가 주인공도 아니고.. 심지어 해피엔딩인 적도 별로 없다. ㅠㅠ 

이럴수가..!!

 

그렇다..

지금까지 내가 재밌다고 본 드라마의 대부분은 1회부터 시청한 적이 별로 없다.

한 3회부터 보기 시작해서.. 1회,2회를 찾아보고.. 왜 처음부터 안봤을까.. 후회를 한다.

 

그나마 1회부터 보고 재밌다고 얘기한 드라마들은 "노희경" 드라마랄까..

요즘 푹~ 빠져 사는.. 앙콜방송 중인 "그들이 사는 세상" 정도다.

 

여튼, 내가 베스트로 꼽는 드라마들은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죽음으로 끝난.. "마왕"

애국가 시청률이었던.. 진정한 명작 "얼렁뚱땅 흥신소"

남녀 주인공이 모두 죽었던.. "다모"

역사적으로 비극일 수밖에 없었던 "성균관 스캔들"..

이렇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미남미녀를 선호하는 "나"라 할지라도.. 드라마의 내용이 개연성있지 않으면..

차마.. 주변에.. "이 드라마 재밌다"라고는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한번.. 그러니까.. "마이 프린세스"에 대한 나의 애정은..

그저.. 송승헌에 대한 애정도 테스트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 책임은.. 사실.. 연출자와 작가에게 있는 것 같다.

이런 로맨틱 코미디에서..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을 기대하는 시청자는 별로 없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알콩달콩.. 조금은 슬프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하고..

그래도.. 끝에는 해피엔딩임을 의심치 않게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 뿐인데..

이거 하나 못보여준단 말인가..??!!

 

이 드라마의 첫번째 문제..!!

공주를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들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국민은 예쁘고 착한 공주를 원하고,

공주에게 권력을 쥐어줄 대통령과 정치인은.. 바보같은 꼭두각시 인형을 원한다.

심지어, 국민과 정치인.. 그 누구도 진정으로 공주를 원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공주 즉.. 왕실재건을 원하는 것은..

어제 공주가 재벌회장에게 말했듯.. "재벌회장의 죄책감"일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왜 문제이냐..??

현실적으로 공주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데.. 그 공주가 왜 필요하느냐..는 것이다.

그저.. 예쁜 김태희가 공주노릇 하는 거 보여주기 위해..??

 

최소한.. 드라마 상에서는.. 온 국민이 왕실 재건을 원하고..

정치인들도 왕실재건을 위해.. 힘쓰려고 한다는 전제가 있었어야 했다.

그러면서, 왕실의 슬픈 이야기가 주축이 되었어야 했다.

 

 

게다가..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공주가 되고픈.. 김태희는.. 그야말로..

왕자님이 세수까지 씻겨줘야 하는 어린아이다..

그녀가 공주가 된다고 하면.. 나같아도 뛰쳐나가 말리고 싶다.

 

공주는.. 최소한..

영국의 예로 봤을때.. 엘리자베스 여왕이 공주였던 때..

2차 세계전쟁이 나자.. 가장 먼저 전쟁터에 자원입대하였다고 한다. 

여자의 몸으로.. 공주의 몸으로..말이다!!

 

공주라면.. 뭐.. 이런.. 국민을 감동시키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현명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김태희 공주는 어떠한가..?? 단한번이라도 국민을 걱정한 적이 있는가..??

현실에서.. 공주에게 예쁜 외모는.. 옵션이라는 것이다.

 

원래 그런 드라마야..!!라고누군가.. 이 드라마를 변호하고 싶다면..

나의 첫번째 문제 지적을 다시한번 읽어주길 바란다...

 

그러니까, 드라마상으로 무시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를 주된 갈등상황으로 만들어 놓고는..

오히려.. 타당성을 보여줘야 할 공주의 자질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이러니.. 해결방법은.. 정말로.. 백마탄 왕자님이 나타나서.. 그녀를 구해줘야 하는..

18세기 해결방법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 왕자님도.. 그리 현명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또한.. 문제점이지만..

아마도.. 그의 아버지가 억울함을 풀고.. 공주님을 살려주겠지만 말이다.

 

 

여튼.. 그러다보니.. "마이 프린세스" 최악의 캐릭터는.. 이순재.. 바로 재벌 회장이다.

그가 그토록 바라는 왕실재건은.. 시청자들이 봐도.. 주인공들의 입장에서도..

개인의 절절한 욕망 혹은 죄책감일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돈많은 어느 늙은이의 욕망으로 젊은이들은 악해지고.. 상처받는다.

나는 사실.. 극 중 송승헌이.. 왜 그토록.. 할아버지의 말에 복종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대통령에게도 대들었던.. 그가 아닌가..

 

상황이 이러하니.. 악녀 역할인 박예진만.. 개연성을 부여받는다.

사랑하는 남자를 버리고 택한 재벌 손자는..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애한테 마음을 빼앗기고는..

자기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게다가.. 그 이상한 애가 공주라고.. 평생 모시고 살라고 한다..!!

아니, 남자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내 것이라 믿었던 재벌의 상속 재산까지 빼앗기고..

그러니.. 모든 것을 되돌려놓기 위해.. 그녀가 악녀가 되는 것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정말.. 내가 김태희에 대해 애정이 없어서인지.. 

그 눈물 그렁그렁한.. 동그란 눈만 보여주는 연기는 언제까지 할 것인지..

작가가 부여한 주인공의 캐릭터라 해도.. 이건 아니지 싶다..

 

 

아..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온 국민이 공주를 원한다는 전제로 하여..

다만, "그녀가 공주임을 증명해야 하는 이야기"로 했든..(프린세스 다이어리 처럼..)

 

그녀가 공주임에는 분명한데.. 정치인 등이 이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그녀가 현명하게 극복해나간다는.. "성장 스토리"여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사랑하는 왕자님이 알고보니 로미오였다는..

왕자님과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가 있었어야 했다. 

 

비호감 성격의 공주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줄거리에..

게다가 갈등상황은.. 뭐 그리 쉽게 해결되는지.. 이건 뭐.. 긴장감도 없고..

이단의 (명성황후) 향낭 스토리가 이렇게 쉽게 끝날 줄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 것인가 말인가..!!

 

 

여튼..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왜 보냐고 하면..

가끔.. 보여주는.. 신델렐라가 된.. 공주 김태희의 화려함과..

왕자임에 틀림없는 똑똑하고 능력있는 재벌3세인 송승헌의 사랑 이야기는..

눈의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럼에도.. 너보고 쓰라면 더 잘 쓸 수 있냐고 한다면...

두손 들고.. 그렇지 못하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