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각

만원때문에 친딸을 죽였다는 기사를 보고...

행복한하루보내기 2010. 1. 27. 13:25

 

어제 인터넷 기사로 봤는데..

오늘 아침 출근할 때, TV에서도 나오더라구요.

 

아무래도 TV에서 좀 더 자세하게 나왔는데..

그 아버지란 사람이 사기를 당했다나 어쨌다나 해서 큰 빚을 져서

이혼을 했는데.. 이혼해놓고 살곳이 없으니까.. 그냥 그렇게 살았대요.

 

근데, 그 이후로 일도 안하고 매일매일 술마시고..

가족이 자기 무시한다고 망치로 문도 부수고..

술취해 가만 안둔다.. 죽여버린다를 반복했대요..

 

그 사람 말로는 지속적인 무시가 감정적으로 쌓여서 딸을 죽였다는데..

엄마 말로는 그 사람이 딸을 죽여놓고도

시장 가서 먹을 거를 사다 먹고(닭은 삶아 먹었다지요..)..

그러니, 계획 범죄 아니겠느냐..

 

근데, 계획범죄냐.. 우발범죄냐를 떠나서.. 자기 딸을 죽였으니..

그 사람, 이제 끝이라고 봐야겠죠..

 

 

그런데.. 사실 저희 집도 엄마가 장사를 하셨는데..

돈을 잘 버셨어요. 그리고 아버지는 그야말로 무능력.. --;;

옛날 분이라 저녁 때 반주삼아 매일매일 소주를 드시고..

 

어렸을 때.. 그런 아빠가 정말 싫었죠..

그리고, 그런 아빠에게 사업자금이라고 매번 퍼다주는 엄마도 한심했고요..

농담으로 그 돈 그렇게 안 쓰고, 부동산에 투자했으면 우리 땅부자 됐다고 하죠.. ㅎㅎ

 

어쨌거나, 울 딸들.. 셋 모두 그냥저냥 좋다고 하는 대학 나와서

다들 자립심 있게 직장생활하면서 살고 있어요. 엄마를 닮았나봐요.

 

사실 그 때, 아빠가 술먹고 우리에게 안좋은 소리도 많이 하셨죠...........

 

근데, 요즘은 제가 친정집 근처에 살거든요..

아이 때문에..

 

그러던 아빠가 아침마다 울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시고,

오후 2시가 되면 정확하게 가서 아이를 데리고 오시다보니..

울 딸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됐네요..

 

가끔 저 어릴 적 생각하면..

저희한테 그렇게 안해줬는데..하면서 서운하기도 하고.....

어쨌든.. 평화와 안정을 찾은 오늘을 감사하기도 해요..

 

 

사람을 변화하게 만드는 힘은 뭘까요..

흔히 "가족의 힘"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냥 살다가 마주치는 우연과 필연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읽은 책에서..(신영복 선생의 "나무야 나무야"였던 거 같아요..)

가난한 사람들의 범죄는 그들의 거친 손바닥만큼 치졸하고 흉악하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범죄는 그들의 고운 손처럼 더욱 야비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의 범죄에 더 큰 화를 내고 냉정한 처벌을 바란다..고 하죠..

 

물론, 그 미친 놈을 동정하는 것은 아니예요.

이 세상에 살 가치도 없는 나쁜 놈이죠..

근데, 그 가족의 사연은 좀 마음이 아프네요..

 

 

더불어, 그 미친 놈이 사기를 당해 큰빚을 졌다고 하는데..

그 놈이 원래 일을 안하고 쉽게 돈 벌려고 하다가 사기를 당한 게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살려고 하면.. 요즘 같은 세상에 밥벌이 못하겠냐..하는 생각도 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