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케이블을 보다보면,
오래전에.. 혹은 얼마전에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를
하이라이트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코너가 있다.
옛날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요약하는 자들은 지식과 사랑을 모두 망쳐놓는 놈들이다."이라고 했다고 한다.
번역된 것이지만, 말투가 맘에 든다.
나 또한,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상당수가 요약본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동의를 하는 것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또한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고..
더욱이 드라마 다이제스트는 재밌다.. --;;
그리고, 얼마전에 "고맙습니다"란 드라마의 요약본을 보았다.
방송 당시.. 워낙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둥..
"착한 드라마가 시청률도 높다"는 둥..
끊임없는 칭찬을 받았던 터라.. 나는 사실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통해 일약 아역배우의 대표가 되었던
서신애(극중 이봄)가 엄마랑 단둘이 누워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렇지.. 뭐.. 내 입장에서 미혼모의 딸이라는 점이 좋지는 않지..."
그러자, 공효진(극중 미혼모 이영신)는 딸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어휴.. 웬 파리가..."라는 소리를 아주 작게 힘없이 중얼거리며
손을 살짝 휘젓는다.. 마치 못들은 것처럼...
모녀가 참 쿨하다..
아마 김수현 작가의 작품 속이었다면..
이영신은 "내가 너를 얼마나 고생해서 키웠는데.."라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을 것이다.
두 사람의 목소리 톤이나 상황이 별로 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요약본에 나올만큼 중요 장면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데..
요약본에 나온 것을 보면 꽤 중요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요약본에 나온 성우 나래이션은 모녀의 대화를 듣고,
남자 주인공인 장혁이 이들을 보살펴주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이 드라마 자체가.. 참 쿨하다..
꽤나 중요 장면들인 것 같은데.. 참 조용하고 산뜻하게 연출되었다.
아닌 사람도 많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집안 문제로 상처를 받고,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콤플렉스는 참 쿨하지 못하다.
딸을 키우면서 느끼는 것은..
참.. 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내 맘처럼 커줄리 만무하다..
세상에는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
그중에는 쿨~하게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