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부터.. 체육에는 젬병이었다.
그래서, 운동회(체육대회)가 너무너무 싫었다.
더구나, 마스게임이다 뭐다.. 학교에서 이것저것 사오라고 하는데..
가난했던 우리 형편에, 엄마에게 그것들을 다 요구할 수 없어서..
예를 들면, 그 흔한 부채춤 한복과 부채 등등.. 그래서, 운동회에 빠진 적도 있었다.
또, 달리기는 뒤에서 세는 것이 빨랐고.. 20초대..!!
키가 165나 되는 아이가 공던지기는 반에서 꼴찌였다.
체육 선생님이.. 장난치지 말라고.. 혼을 낼 정도였다..
그리고..
장사에 바쁜 엄마와 아빠가 체육대회에.. 처음부터 오셨던 적은 한번도 없었을 뿐더러..
점심 시간에 잠깐 왔다가 가셨던 것도 초등학교 때 한두번 정도 기억날 뿐이다.
그래도 나는 막내라 오셨던 것이지, 우리 언니들의 체육대회에는 나타나시지도 않았다.
물론,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못했던 것은.. 그 때 내가 심신이 모두 유약했던 이유도 있다.
언니들은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서.. 친구들 가족과 재밌게 놀았지만..
사실 나는 별로 그렇지 못했다. 나는 운동회가 정말정말 싫었다.
사실, 지금의 나는 남자 덩치를 가진 아줌마가 되었지만.. ㅎㅎㅎㅎ
우~ 슬프다..!!
휴.. 근데, 울 딸 아이.. 체육대회를 이번 주 토요일에 한다고 한다.
나는 정말 싫다..!!
세상에 뛰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뛰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야외 생활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올빼미처럼.. 새벽에 방안에 앉아있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거늘..
우리나라 엄마들은 당최.. 취향이란 것이 주장되지 않는다.
여튼, 이번주 토요일 어린이집 체육대회에 가야한다.
아는 엄마들도 없는데.. 쭈뼛쭈뼛..
나는 체육대회가 싫은 게 아니라.. 아주 아주 무섭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