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정글피쉬2"를 열심히 본 적은 없다.
뭐랄까.. 지나치게 어두운 분위기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같은 스토리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한 비평글들을 봐도..
"정글피쉬2"에 대해서는 그리 좋은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정글피쉬"같은 드라마는 대부분 칭찬을 받게 돼있다.
일단,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짚었다는 점에 그렇다.
그럼에도 "정글피쉬2"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이돌 연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교육현실보다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이슈를 다루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비평의 한마디 처럼..
"정글피쉬2"는 비판의 화살받이였던 "공부의 신"에 대한
대리보상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뭘해도 예쁜.. 유승호를 내세워..
가난해도.. 열심히 학교 선생님 말 잘 들으면..
국내 제일의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환상..
심지어.. 공부 기간이 1년이라는.. 말도 안되는 "공부의 신"의 설정은..
오히려.. 학원의 인기강사들을 존재가치를 드높여줄 뿐이었다.
그에 비해, "정글피쉬2"는 재단의 비리를 폭로하려다 죽음을 당한 전교1등생..
늘 전교2등이지만 집안에 돈많은 학생과 퇴학생, 전학생 등이 나오면서..
심지어 10대 임신까지..!!
지나치게 현실을 어둡게만.. 마치 공포 영화처럼.. 그려내었다.
-공포영화야말로 환타지 영화의 대표적이다. -
그럼에도, "공부의 신"보다 칭찬해줄만한 점은..
바로 사립학교의 재단이 가지는 속성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전국 최고의 학교.. 하지만, 그 안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게다가.. 돈이 노력보다 우선한다는...
여튼, 정글피쉬2"에는 별다른 애정이 없지만..
"정글피쉬2"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었던..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옛 프로그램을 너무나 좋아라 하였다.
사실.. "어른들은 몰라요"의 어두운 소재를 고려했을 때..
"좋아라"했다는 표현은 썩~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어른들은 몰라요"는 참 잘 만든 프로그램이다.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회차는
"정글피쉬2"에도 나오는 "우등만"의 존재이다.
간단하게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방송된 "우등반"편을 소개하면..
전교 50등까지만 들어갈 수 있는 "우등반"이 있었다.
그리고 그 학교의 51등과 52등은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50등 안에 들었던 친구가 전학가면서 51등하는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우등반"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우등반"은 수업은 각자의 반에서 받지만..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따로 받았다.
그러다보니.. 집에 같이 갈 수 없게 되었고.
51등(지금은 50등이 된)과 52등 친구는 서로 멀어졌다.
그런데, 그냥 멀어진 것이 아니다.
51등은 자신이 "우등반"이 되었다는 것은..
이전의 모든 것을 포기할만큼 기쁜 일이었다.
52등은 그런 51등이 너무나 부러웠고.. 심지어 미워하게 되었다.
52등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였다.
다음 시험 결과 발표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52등은 우등반으로 향한다.
50등이 된 것이다.
51등은 너무 슬픈 표정으로 우등반에서 짐을 싸서 자기반으로 간다.
이 프로그램에서 백미는.. 52등 아이의 자랑스러운 얼굴에는
더 이상.. "친구"나 "우정"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51등 아이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별 것도 아닌 "우등반"의 존재는..
아이들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물론, 실제라면.. 조금은 달랐을지 모른다.
50등이 된 51등은 좀 더 52등 친구를 배려하였을 것이다..
52등 친구는 51등을 좀 더 축하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이 아이들이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자금이 투여된 "정글피쉬2"보다..
담백했던.. "어른들은 몰라요"가 나는 더 좋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드라마이기는 했지만..
KBS의 교양제작국에서 만들었다.
그리고, "어른들은 몰라요"의 작가들은..
이후 교양국 작가가 아닌, 드라마 작가가 되어...
그 유명한 "학교" 시리즈를 집필하였다.
나는.. "어른들은 몰라요"처럼 담백한.. 프로그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