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15회,16회는 정말..
간접광고의 향연으로.. 줄거리도 없었다며.. 비판하였는데..
이 모든 것이 17회의 감동을 위한.. 전초전이었나 싶을 정도로..
17회는 너무나 잘 짜여진.. 너무나 예쁘게 만들어진.. 드라마 였다.
드라마 제작진의 의도였는지.. 정말로 실수였는지..
라임이가 영화 촬영 중에 크게 다친다는 것은 미리 스포일러 되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17회를 보면서.. 언제 다치나.. 기다렸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유인나의 꿈 얘기부터.. 복선을 깔아주시더니.. 영화 촬영 중 정말로 크게 다쳐버렸다.
그리고, 그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자칫.. 억지처럼 보일 수 있는 이 설정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억지처럼 보일 수 있었다는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시청자들이 모두 라임이가 다칠 것이라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다칠까를 궁금해했을 것이라는 거다.
그런데, 이 때.. 그냥 라임이의 실수로 다친다거나..
스텝의 실수로 다쳤다면.. 이 얼마나 힘이 빠지는 장면이 되었겠느냐..말이다.
영화 촬영으로 길을 막는 장면부터 세심하게 연출된 이 장면은..
다시 촬영에 들어갈 수록 몰입하는 길라임과 스텝들..
그리고 점점 위험해 보이는 극적 긴장감을 유지한 채..
한방..이 있었다.
가히.. 작가와 연출자의 호흡이.. 최고라 할만 하다.
그리고, 영혼 바꾸기를 통해.. 죽음 준비하는 안타까운 현빈의 모습..
으아.. 정말.. 이 비현실적인 상황이.. 이토록 슬플 수 있다니..!!
사실.. 영혼 바꾸기라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나는 참 싫었다.
뭐하는 짓인지.. 이미 다른 영화에서 너무 흔하게 사용된.. 기법인데다가..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어 생기는 에피소드들도.. 너무나 예측가능하였다..
다만,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면서.. 사랑하는 남녀가 "그래, 네가 내 입장 한번 돼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점에서.. 나는 작가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여튼.. 남녀 영혼의 바꾸기 설정은.. 나는 개인적으로 꽤 별로 였는데..
이렇게.. 마지막 한방이 있을줄이야..!!
자신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택한 소방관 아저씨..
그의 딸인 줄 모르고, 목숨만큼 사랑하게 된 재벌 2세..
생애 최고의 순간에.. 가장 큰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여자 주인공..
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아픈 친구, 친인척들..
그런데, 마치 유언장처럼 인어공주 이야기를 김주원의 서재에 놓고 온 라임이..
- 이 서재는 그 어누 공간보다도.. 이 두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또한.. 작가의 엄청난 능력이다.
영혼이 바뀐 라임이가 김주원의 집에서 부러웠던 것은..
넓은 집이 아니라.. 넓은 서재에 빼곡히 쌓인 책들이었다.
이 장면은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한장면을 떠올리게 하는데..
야수가 미녀에게 선물하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다름 아닌.. 마지 김주원의 서재처럼 도서관 수준의 서재를 선물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어떻게.. 이 상황에서 엄마는 아들을 걱정하지 않고..
이제서야 "돌아왔다"고 기뻐할 수 있는가..
이 장면이 나는 조금 우스웠는데..
생각해보면.. 그녀는.. 그렇게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엄마였던 것이다.
아들을 위하는 이링 어떤 것인지.. 결코 모르는 엄마라는 것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는 점에서도 훌륭하다.
또, 진심으로 형제애를 나누는.. 오스카에게는 마지막 선물을 주는데..
이 장면이 정말 압권이었다.
18회에서.. 그때 왜 자기가 주원이의 마음을 몰랐을까..
윤슬에게 가서..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두루두루 참 슬픈.. 아름다운 사촌형제의 모습니다.
끝으로.. 비 예보에 따라.. 라임이를 안고..
비 속으로 달려가기 전에.. 라임에게 하는 마지막으로 말을 하는..
정말 신파의 한 장면의 나오는데..
그 흐름이 너무나 좋아선지.. "신파"하면 웃음이 나오는 나인데..
오래도록 기억될만큼 슬펐다.
"시크릿 가든"의 17회는 로맨틱 코미디의 한 방향을 보여준다.
먼저, 코미디라고 해서.. 무조건 웃기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은.. 어찌보면.. 가장 슬픈 장면에서 결정이 나는 것이다.
로맨틱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랑타령만 해서는 안된다.
남녀 간의 사랑보다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 소방관으로서의 희생정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 형제 간의 우정..
친구 간의 의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
이런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감정이 드러나야..
남녀 주인공 간의 사랑도 그 의미를 가진다.
끝으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첫눈에 반했다.. 뭐.. 이런 거 안된다..
거꾸로 여자가 남자를 첫눈에 반했다.. 뭐 이런 거도 안된다..
호기심에서 시작하고, 미안함에서 증폭되고, 고마운 마음에서 확인하는..
뭐.. 이런 다른 감정들이 섞여야 한다.
그래서, "시크릿 가든"은 훌륭하다.
이것저것.. 말해야 할 것들이 많은 텍스트여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