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피디도.. 예상하지 못했을까..
아니.. 예상했을까..
모자란 사람들의 도전이라는 "무한도전"은..
사실.. 지나치게.. 뛰어난 실력으로..
"대체 누가 모자라다는거냐..??"
버럭.. 화를 내게 한다.
그 중에서도.. 유재석은.. 그때나 지금이나 톱스타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 5년전의 그가 그냥 "톱스타".. "잘 나가는 개그맨"이었다면..
지금은.. "유재석교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진정한 리더가 되었다"라고까지 말하게 되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5년간.. 스스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넓은 아량.. 적재적소의 질타..
그래서,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불편해하지 않으면서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신기한 힘을 발휘하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에잇.. 정말 저런 사람과 한번이라도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한다.
참고로.. 나는 유재석 기획사와 MBC간 힘겨루기가 있을 때..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빠질 수 있어도..
김태호 PD는 빠질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ㅎㅎ
무슨 얘기냐면.. "유재석교"의 교인은 아니란 소리다..
그런데.. 레슬링 특집부터..
왠지.. 점점 유재석에게 빠져들면서..
그의 부인인.. 나경은 아나운서에게 질투하고 있는 것이다.
에잇.. 나도 참 못났다.. ㅠㅠ
여튼.. 지난 토요일..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기원 특집..
앞의 60분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감동의 순간이 있었으니..
이 감동은.. 흡사.. 레슬링 특집에서..
쓰러진 정형돈을 붙잡고 "고맙다"라고 말한.. 그의 한마디를 떠올리게 한..
감동의 쓰나미 였다.
유재석은.. 런닝맨에서도 하루종일 달리는데..
이제.. 그에게 필요한 것은.. "개그"나 "재치"가 아닌 바로.. "체력"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유재석은.. 천하장사 출신의 강호동보다.. 일주일의 활동량이 최고 수준이라 할만하다.
그런 그가.. 그 경사가 급격했던 마지막 미션의 스키장을 제일 먼저 올라간 것은..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던 결과였다..
하지만..... 5년전 무한도전이 시작되었을 때..
"저질체력"의 대명사로.. 멤버 중에서 가장 부족한 체력을 보여줬던.. 유재석은..
이제 진심으로 "훈남"이 되었던 것이다.
지난 토요일.. 무한도전의 마지막 미션에서..
그는 제일 먼저 올라갔고.. 그 다음으로 노홍철, 그 다음으로 하하가 올라갔다...
여기까지는 본인들의 노력으로 올라갔는데.. 그 다음부터가 감동의 시작이었다.
최고 노령과 저질 체력을 자랑하는 박명수가..
정말.. 은근과 끈기.. 고집으로 4번째로 정상에 오르는데..
화를 내며.. "이번이 정말 마지막 도전"이라고 올라갔던.. 박명수는..
진짜로 다음에 도전을 하지 않을 것 같아.. 보는 내가 다 무서웠다. ㅠㅠ
그리고.. 그가 포기하려던 순간에.. 유재석은 밧줄을 잡고 내려와..
"형!! 조금만 힘내서.. 내 발을 잡고.. 나를 밟고 올라와.."라고 했다..
정말.. 시청자에게는 "조금"이었지만.. 그의 입장에서 촬영한 거리는 "조금"이 아니었다.
김태호 피디의 역량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남이 보기에는 한뼘이었지만..(모니터로..)
박명수의 시선으로 본 유재석의 발은.. 저 멀리 있었다.
계획된 것인지.. 몰라도.. 박명수는 진짜 있는 힘을 다해..
그 "조금"이 아닌 "조금"을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그리고, 정말 기뻐했다.
여기까지도 정말 감동이었는데..
진짜 감동은 그 다음이었다..
정준하도 박명수와 비슷하게 올라갔다.
제일 먼저 올라간 유재석은..
스키장의 윗쪽에 있는 밧줄 끝에 매달려서..
정준하까지 올려보냈다.
그런데.. 여기.. "길"이 남아 있다..
김태호의 표현에 의하면.. 그는 무서워서.. 발을 내딛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들은 이미 정상에 올랐는데.. 자신만 자꾸 미끄러지니.. 자기 자신이 한심했을 것이고..
팀의 막내격인 자기가 못올라가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사실.. 내 눈에도 함심해보일 지경이었다.
정말.. 박명수도 올라갔는데.. "길"이 못올라간다면.. 그 원성을 어떻게 들을까..
그를 욕하고 싶지 않은데......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때.. 유재석이 첫번째로 한 일은.. "아이젠이 안맞아서 그런거냐?"며
자신의 아이젠을 벗어 아래에 있는 "길"에게 던져주었다.
"길"도 "아이젠"이 자꾸만 돌아간다며..
유재석의 아이젠으로 바꿔신고.. 다시한번 도전한다..
그런데.. 그래도 안됐다.
두번째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하는 정형돈이..
도끼같은 지팡이..(빙벽등반할 때 나오는 그거..)를 "길"에게 준다.
한명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박명수가 포기하려고 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길"은 그 도끼같은 것을 빙벽에 찍어놓고는..
정말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
울듯한 그의 표정이.. "장난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때 보다못한 유재석이 말한다. "길아.. 버티기만 해라"
그리고는.. 아이젠을 착용하기 위해.. 밧줄을 놓고..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길이 사용하던.. 그 헐겁다던.. 아이젠을 착용하고.. 올라가서..
"길"을 아래에서 받히며.. "나를 밟고 올라가라"며 호통친다.
길이 안된다고 하자.. "괜찮아.. 제발 포기만 하지마"라고 말한다.
다른 감동적인 말도 많았는데..
나는 이 말 "제발 포기만 하지마"라는 소리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가끔 찾아온다.
물론, 그렇지 않은.. 행운의 주인공들도 있겠지만.. ㅎㅎ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이 일을 그만둘까.. 이 사람하고 헤어질까.. 에잇, 그냥 죽을까.." 고민한다.
그때.. 누군가.. 발 밑에서.. 그를 받혀주면서..
"제발 포기만 하지 마라"고 외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래도, 길이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자.. 버럭한다..
"너, 왜 이렇게 사람을 못믿냐.. 제발 좀 밟고 올라가..!!"라고 한다..
그렇게.. 억지로.. 유재석은.. 모든 멤버를 정상에 올리고는 탈진한다.
그런데.. 그위로 흐르는 노래가 또한 명곡이니..
이적의 "같이 걸을까" 이다.
그리고, 그 위의 자막이 또한 감동이었다.
"우린 원래 평 균 이 하 니 까"
그래.. 그랬다..
무한도전은 평균이하의 남자들이 모여.. 도전을 하는 거였다.
그래서, "길"이 무서워서.. 못올라간다 한들.. 손가락질 하면 안된다.
5년 전의 유재석도 비슷한 처지였다. 저질체력이었다.
하지만, 그랬다 해도..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빛나는 유재석을 기억한다.
"무릎팍도사"에 공지영이 나와 말한다.
"개미와 베짱이 결말 바뀐 거 모르세요..??
개미가 베짱이를 도와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간대잖아요.."
신영복 선생님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토끼와 거북이"에서.. 거북이는 잠든 토끼를 깨워서 같이 갔었어야 한다고 썼다.
그것이.. "정의"에 더 가깝다.
자는 토끼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숨죽이며 걸어갔던 거북이는 행복했을까..
물론, 그의 우직함과 성실함.. 지고 있어도 끝까지 가는 의지..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앞에서도 고백했지만.. 나는 처음부터 유재석의 팬이 아니었다.
심지어.. 초창기의 "무한도전"을 보면서는..
"에고.. 또 바보짓해야..??"라며..
그저 흔하디 흔한 슬랩스틱 코미디라 폄하..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유재석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면.. 어떤 기대를 하게 된다.
"뭔가 있겠지.. 이렇게 끝나지는 않아..!!"
그것이 런닝맨이었고.. 물론, 송지효라는 보석의 발견이 큰 힘이 되었지만..
역시.. 유재석은 믿는만큼 해주는구나.. 결코 포기하지 않는구나..
그래서.. 나의.. 롤 모델로 삼아도 될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유재석이.. 저절체력.. 평균이하의 사람에서..
진정한 리더, 진정한 지도자가 된.. 이야기다..
나는 누군가에게.. 뜨거운 연탄이 되었던 적이 있었던가..
다시한번 반성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