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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긴급출동 SOS24'를 지지합니다. 비록 시청은 하지 못하지만..

행복한하루보내기 2011. 3. 2. 11:48

 

TV순이로 살아온 35년이다.

우리집에 TV를 산 것이.. 내가 7살 때이고..

그 전의 2년동안은 우리 앞집의 TV를 껴안고 살았다.

 

그야말로 도시 빈민촌에 살았던 우리집은.. 방문을 열면, 앞집의 방문이었고..

내 기억에.. 당시 우리 이웃들은 대부분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여서..

어린 아이가 자기네 집에 와서 TV를 보는 것쯤은.. 귀엽게 봐주었다.

 

그 골목은 시장통(시장입구)에 자리하고 있었고..

앞집 옆에는 공동수도가 하나 있어서.. 사람들은 빨간고무통에 물을 받아 썼고..

우리집 왼쪽 옆에는 공장(아주 작은)이었고, 오른쪽 옆에는 공동화장실이었다.  

 

골목의 입구에는 구멍가게와 세탁소가 있었는데..

나름 부자처럼 보였던 앞집이 바로 그 세탁소네였고,

나와 또래 친구인 남자아이 철이가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와 "600만불의 사나이"를 보았다.

 

5살짜리 아이의 기억력이 얼마나 좋으랴..

나중에 자라서(고등학생 때쯤)..

그 골목을 찾아보려고 헤매었으나.. 결국에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철거되어.. 전혀 다른 동네가 되었다.

 

하지만, 엄마가 가끔.. 세탁소 집, 철이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나의 기억은 엄마가 알려주는 추억과 더불어..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당시 시장에 있는 닭집이란..

닭장에 닭들이 쭉~ 갇혀있으면,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손님이 고르고..

닭집에 닭털 뽑는.. 물나오는 탈수통 같은 것이 있어서..

닭을 거기에 집어넣고.. 돌리고 빼면.. 닭털이 뽑혀져서 나왔다.

 

그 장면은 꽤나.. 무서웠지만..

그래도 그날은 닭을 먹는 날이니.. 기쁨 반, 공포 반이었던 것 같다.

 

가난했던 날이.. 때로 행복으로 기억되는 것은 왜일까..

주인집이 있는 단칸방에 살았을 때는..

그 주인집의 눈치에, 그 주인집의 아이들까지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여서 그랬는지..

(때로.. 주인집에서 50원 짜리 하나가 없어졌다고.. 도둑 누명을 쓰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는 다른 곳에서의 기억보다.. 그 골목에서의 기억을 더 좋게 가지고 있다.

 

골목에는 아이들이 뛰어다녔고..

대보름과 추석 때면.. 동네 공터에서 보름달을 보며 강강수월래를 하고.. 

설날에는 음식을 나눠먹었다.

비록.. 다들 가난해서, 예쁜 한복을 입지는 못했지만..

 

나는 명절이라 하면..

그 때의 보름달 아래 뛰어놀던.. 어린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공동화장실은 정말 끔찍했다.

여튼, 언젠가는.. 그 때의 일을.. 마치.. 박완서의 "나목"처럼.. 아름다운 글로 남기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옛날 얘기만 나오면.. 쓸데없이 글이 길어진다.

여튼.. TV순이로 살아온 나의 35년..

그래서, 방송쟁이로 살아온 15년..  

 

대부분의 방송을 좋아라 하지만..

지상파에 방송되는 '긴급출동 SOS24'은.. 차마 시청하지 못한다.

 

그 험난한 세상 이야기에.. 그 부당한 차별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나는 5분 이상..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관련한 인터넷 기사는 열심히 보는 편인데..

피해자와 가해자의 얼굴이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아서..

TV보다는 훨씬..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에는, 3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학대하는 약사 양모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7살임에도 잘 못먹어서인지.. 5~6세쯤 돼어 보인다는 아이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으며... 그 양모는 아이들의 친부모들을 욕하며..

아이들은 체벌을 해야 바르게 자란다고 믿고 있었다.

 

내가 직접 보지도 않은 TV 프로그램의 비평이라니..

참.. 말도 안된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동학대 문제에는.. 감정조절이 잘되지 않는다.

 

"가난"보다 무서운 것이 "폭력"이다.

그런데,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가난을 두려워하면서도..

"폭력"에 대해서는 "가정사"라는 말로 회피해버린다.

 

아동학대는.. 아이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아동을 배신하는.. 가장 끔찍한 정신적 학대이다..!!

폭력도 무섭지만.. 그 폭력 행위자가..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단 한사람이라는 것이..

가장 끔찍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가난은 추억이라도 되지만..

폭력은.. 평생을.. 괴롭히는..

아동학대와 아동 성폭력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범죄로..

가장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술먹고 저지른 성폭력이라고.. 감형이 되는 세상이다..

친권자의 폭력은 가정의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

나는... 우리나라를 정말 사랑하지만.. 하지만... 정말로 이런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나도 정말.. 마음 편히 살고 싶은데..

아동폭력 문제와 아동학대 문제.. 아동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정말.. 슈퍼맨이나 배트맨 혹은 데스노트가 있어서..

법없이.. 처벌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우스꽝스런 생각마저 한다.

 

 

사실.. 결론은 하나다..

내가 내는 세금으로.. 땅이나 파고 있지 말고..

특히, 4대강 같이 말도 안되는 일을 하지 말고..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것이다.

 

내가 내는 세금에 대해.. 나는 권리가 있다..

 

국적은 의외로 바꾸기 쉽다.

이민을 가면 되고, 외국인과 결혼을 해도 된다.

그럼에도.. 내 표 하나가 소중하다는 생각에.. 나는 국적을 바꾸지 않을 거다..

아무리.. 이명박 같은 인간이 대통령이라고..

외국에 국가의 이름으로 빚을 져서, 자기의 호주머니에 두둑하게 쌓아두어도..

국적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하는 "애국"이다.

일반적으로 "애국"이 들어가는 단체들과 다른 생각이지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애국애족"이다.

 

내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최소한 학대를 받지 않게.. 국가에서.. 조금 더 노력해달라는 말이다..!!

그것이 나같은 국민이 세금을 내는 이유-이다..!!

 

 

추가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에 대한 걱정스런 비판들도 존재한다.

"왜.. 아이에게 차가운 빵과 차가운 우유밖에 건네지 못했느냐"는..

"왜.. 더 빨리 구해내지 못했느냐.."는.. "아동학대에 법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구출한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사는지.. 그 사람들이 다시 그 지옥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사실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시청하지 못해서..

제작진은 나같은 인간을 싫어하겠지만..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청률에 전혀 도움이 못되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나는.. SBS가 제작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코.. '긴급출동 SOS24'이다..!!

 

"시크릿가든"보다.. 이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 더 소중하다..!!

물론, 이 두프로그램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지만..  

게다가.. "시크릿가든"같은 드라마로 돈을 벌어야..

이렇게 돈 안되는 프로그램 제작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하나"만 고르라면.. 이 프로그램이다.

 

단 한사람이라도 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단 한사람이라도..!!

 

그 단 한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같은 인간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