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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10회.. "기억상실"이란 드라마의 장치는.. 꼭 필요했을까.. --;;

행복한하루보내기 2012. 2. 3. 16:33

 

해를 품은 달.. 10회..

아역들의 연기가 6회여서 그런가..

10회라는 생각보다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6회까지.. 빠른 전개를 좋아라.. 했던

입장에서.. 7회부터는 뭔가 느려지는 느낌..

게다가.. 시청률 높다고..

4회 연장 이야기가 오간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생방송 수준으로 촬영과 편집..으로

흐름이 뚝뚝 끊기고 옥의티 투성이인데..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 "해를 품은 달"의 시청률을 보면..

어쩔 수 없는 것인가..하는 이해가 되기도 하고..

그럽니다.

 

 

사실.. 김수현은 어제 방송에서도..

제 몫을 하더군요.. ㅎㅎ

 

그러면서.. 제가.. 제작진의 가장 패착이라고 주장했던..

여주인공.. 연우의 기억상실 문제에 대해.. 

제가 좋아라..하는 텐아시아에서 왠지 옹호하는 듯한 문장을 남겨서..

드라마에 아주 자주 나오는 "기억상실"이라는 에피소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먼저.. 텐아시아의 기사 제목은 <해를 품은 달> 나를 잊지 말아요..

주소는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a_id=2012020307532763265

기사내용은 "....................................월의 기억상실이 오로지 극적인 상황설정을 위해

기억상실을 이용한 다른 드라마와 차별되는 지점이다.." 입니다.

 

예전에 민언련의 최민희 대표의 강의 비슷한 거 할 때.. 객석 질문 시간에..

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단순한 청중이었습니다.

"방송을 모니터하는 단체들이.. 비판은 참 잘 한다.

하지만, 방송을 만드는 입장에서 비판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비판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비판에 핑계 댈 것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대신.. 방송에 대한 칭찬은.. 아주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아.. 내가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한테 칭찬받을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방송 모니터.. 비판도 필요하지만, 잘 만든 프로그램에 대한 칭찬을 부탁한다.."

 

그래서 그런가요..??

요즘.. 텐아시아에는 비판의 기사들보다는.. 연예인과 프로그램에 대한 칭찬 혹은 찬양에

가까운 글들이 많이 보이면서.. 쫌~ 재미없어 졌습니다. 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해를 품은 달"에서 사용된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도..

여타의 드라마와 비슷한 이유와.. 비슷한 효과라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드라마 중에서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내"라는 드라마 입니다.

남편이 죽은 줄만 알았는데.. 그 남편이 기억상실로 다른 아내와 살고 있다..는

기본 줄거리를 가지고.. 기억이 돌아온 이 남편은 어떤 아내에게 돌아가야 하는가..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김희애, 유동근, 엄정화가 출연하였는데요..

솔직히.. 그리 재밌게 본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억이 납니다.

확실히.. 이 "아내"라는 드라마에서 사용된 기억상실은..

여타의 드라마에서.. 단기적인 효과를 노리고 사용한 기억상실과는 다르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이 "아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억상실" 에피소드는..

뭔가..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 비밀을 폭로하려는 순간에..

갑작스런 사고로.. 기억상실에 걸리면서.. 비밀의 폭로를 늦추는 효과 정도 입니다.

 

우리가 흔히.. 우리나라 드라마의 흔한 소재를 비아냥할 때 하는 말..

"아.. 배다른 형제.. 혹은.. 출생의 비밀.. 또 불륜이야..?? 또 기억상실이야..??"

그러니까..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기억상실"이란 아이디어는..

대체로.. 이제는 지겹다..입니다.

 

그렇다면.. "해를 품은 달"에 나온 "기억상실"은 어떨까요..??

물론, 여타의 드라마에서처럼.. 단기간의 비밀폭로를 늦추기 위한 아이디어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굳이 이 "기억상실"이라는 아이디어가 필요했을까..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해를 품은 달"에 사용된 "기억상실"이라는 아이디어가 왜 나왔을까..를

유추해볼 수는 있습니다.

 

먼저.. 원작에서는 어린 "훤"이 어린 연우의 얼굴을 모릅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이 모두 십대 중반의 나이에 서로의 얼굴을 또렷이 알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 중 한사람이라도 기억상실이지 않는 한..

시청자들은 "에이.. 다 알면서.. 왜 서로 모른 척 하냐..??"

이렇게.. 이상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린 훤과 연우의 알콩달콩한 풋사랑에 가슴설레이게 했던 것에 대한.. 댓가로..

성인 연우는 "기억상실"에 걸렸어야 했습니다.

 

 

 

"기억상실"의 두번째 이유는..

운명적인 사랑.. 이것은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운명"에 대한 강조를 위해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금이 무녀를 사랑할 수 있는 근거..

아무리 무녀의 얼굴이 자신의 세자비였던 옛 사랑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하여도..

-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가 별로 닮지 않아.. 조금 감정이입에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ㅠㅠ

 

두 사람이 하나의 운명이라는 것을..

두 사람은 서로 알지 못하지만.. 심지어 여자 주인공은 기억조차 가지고 있지 않지만..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이끌리는 것은 어쩔 수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기억상실"이라는 장치가 필요했다고 생각 됩니다.

 

 

또.. "기억상실"의 세번째 이유는..

"기억"인지.. "신기"인지.. 헷갈려하는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

혼란스러운 가운데.. 마음의 움직임은 어쩔 수 없다는..

그리고, 어느 순간.. 극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자 주인공을 위해..

 

 

결정적인.. "기억상실"의 네번째 이유는..

연우에 대한 기억을 오롯이 가지고 있는 "훤"의 안타까움을 배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네가 연우가 아니냐.."

"너는 연우가 아니라 하는데도.. 나의 가슴은.. 너를 연우라 느끼고 있다.."

뭐 이런.. 남자 주인공의 안타까움을 배가 시키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는.. 양명에게서도 똑같습니다.

양명은.. 첫눈에.. 연우를 알아보았고..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냐"는..

같은 질문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4가지씩이나.. "기억상실"이 필요한 이유가 있음에도..

저는 이 "기억상실"이라는 장치가 실패..하였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기억상실"이라는 이유로.. 여자 주인공의 매력이 지나치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연기의 문제인지.. 극본과 연출의 문제인지..

"기억상실"인 여자 주인공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의 바보 같습니다..

게다가.. 고집도 세서.. 하면 안되는 일을 태연하게.. 저지르고 다닙니다.

임금앞에서 양반다리로 침을 맞습니다..

또.. 임금에게.. "나도 인간이다"라는 항의의 반성문을 들고 들어갑니다.

아무리 기억상실이라고 하나.. 궁궐의 예의범절은 대체 어디에 두고 왔답니까..

 

아마도 이 반성문 에피소드는.. 원작에서.. 매우 중요한 에피소드였을 것 같은데요..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은.. "어휴.. 쟤.. 왜 저러냐..?? 그게 그렇게 억울했냐..??"

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심지어.. 훤과 양명은.. 연우가 그리워서 미치기 일보직전의 상태인데..

기억을 잃은 연우는..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 "

이런 느낌...??

감정 없이 움직이는 로봇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남자 주인공들의 감정은 과잉되어 보이고..

여자 주인공의 감정은.. 매말라 보입니다.

그러면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함께 있을 때면..

나이 차이를 비롯해서.. 두 연기자가 연기에 몰입하는 수준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언밸런스..하다.. 어색하다.. 느끼게 됩니다.

아니.. 남자 주인공의 아련한 마음만 기억됩니다.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 "훤"이.. 알 수없이 "월"에게 끌리고..

여자 주인공 "월"은 모든 사실을 알면서.. 어쩔 수 없이.. 자기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여자 주인공에 대한.. 안타까움을.. 완전.. 없어져 버린 거죠.. --;;

 

그러니까.. 남자 주인공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여자 주인공의 매력은 하나도 남겨놓지 않았다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흠.. 하기사.. 제가 한가인 보겠다고.. 이 드라마를 보겠습니까.. ㅎㅎ

역시.. 우리 김수현-군을 보겠다고.. 이 드라마를 본방사수 하는 것이니..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는 욕을 먹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할 것입니다.

 

물론.. "기억상실"이라는 장치에 대한 저의 글은..

모두.. 저의 추측이며.. 실제 제작진과의 생각과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청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