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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오늘 10회.. 이제서야.. 자리잡아 가는 드라마..

행복한하루보내기 2011. 4. 14. 17:53

SBS 수목드라마 < 49일 > 은..

KBS의 < 가시나무새 > 와

시청률에서 2위와 3위를 다투고 있다.

 

뭐.. 1위를 달리고 있는 MBC의 < 로얄 패밀리 >의 시청률도

12% 선이니.. 수목 드라마는 방송 3사.. 혼전의 양상이다.

 

그런데, 내게 문제는..

이 세드라마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들 너무나 재밌다는 것이다.

 

< 가시나무새 >.. 오늘이 14회인데..

남녀 주인공이 이제서야 사랑을 시작하면서..

그 잔잔한 사랑 이야기에.. 감성이 젖어들어간다.

 

그리고, < 로얄 패밀리 >도 오늘이 14회인데.. 

원래 지성의 팬이었던 데다가..

이제서야.. 원작에 가까운 이야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 49일 >도.. 10회를 앞둔 이제서야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가 시작되는 듯하다.

 

 

< 로얄 패밀리 >는 초반.. 재벌가의 비인간적인 생활이 이슈가 되었다가..

중반에 접어들어가면서는.. 무시받던 평민 출신의 며느리가 권력을 잡아가는..

그 와중에 보여주는 야누스적인.. 이중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재미가 있었는데..

덕분에.. 시청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종반에 들어가면서.. 원작의 이야기인.. 혼혈 청년의 살인범은 누구인가..

믿었던.. 천사같은 후원자에 대한 남자 주인공의 믿음은 어떻게 될지..

이런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는데..

중간.. 쉬는 시간에.. 염정아와 지성의 멜로를 억지로 만들려고 했는지..

여튼.. 그 부분에서 시청률이 뚝뚝~~이었다.

 

그래도.. 이제서야.. 원작의 주요 사건이 전면에 드러나는 만큼..

안정적인 마무리를 기대하고 있다.

- 근데.. 그게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초반.. 염정아와 김영애가 보여준 카리스마가 워낙 강렬한 탓인지..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그 공이 지성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시청률이 뚝뚝~ 이다 보니.. ㅠㅠ

지성의 팬으로..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 ㅠㅠ

 

 

그리고, < 가시나무새 >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렇고 그런 80년대 이야기인데..

특히, 초반에.. 김민정이 친구를 배신하는 악녀가 되는 이유가 부족했다는 점과..

남녀주인공의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집어넣어서.. 

오히려.. 가족 시청자들이 외면하게 만드는 등..

초반에는.. 전혀 별 볼일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중반이 되면서.. 혈육이 아닌.. 정과 사랑으로 묶인

차화연과 한혜진과 딸.. 이 세사람이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

어려운 상황에 몰려서야..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는 남자 주인공..

그리고, 이제서야 잔잔하게 사랑하게 된 두사람.... 등등 

전형적인..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전형적인..이라는 것이.. 못만들면 후진 이야기 되지만..

잘만 만들면..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집중력으로 치면.. < 가시나무새 >가 세 드라마 중 으뜸이다.

 

 

그리고.. SBS의 < 49일 >

< 찬란한 유산 >과 < 검사 프린세스 >의 소이현 작가라는 점을 생각하면..

10%가 안되는.. 현재의 시청률은 정말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초반.. 정일우가 맡은 스케줄러라든지..

여주인공 중의 한명인 남규리의 붕~ 떠있는 연기..

연기자들 뿐 아니라.. 스토리도..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비밀이 너무 많은 드라마 였다.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이렇게 비밀이 많은 드라마..

좀.. 귀찮아 한다..

아니.. 비밀이 호기심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초반은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또한 소이현 작가의 다른 드라마들을 살펴봐도..

초반에는 굉장히.. 어설픈.. 혹은.. 이야기의 본격 시작이 좀 늦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소이현 작가의 드라마들을 보니..

< 찬란한 유산 > 28부작, < 검사 프린세스 > 16부작.. < 49일 > 20부작..

모두 내가 1회부터 4회까지는 보다가 채널을 돌렸지만..

중반 이후에는 열광하면.. 꼭꼭 챙겨본 드라마들이다.

 

사실.. < 49일 >의 줄거리는 단순해 보인다.

결혼을 앞둔 여자가 죽었는데.. 원래 죽을 운명이 아니였기에..

49일동안.. 가족을 제외한.. 3명의 진정한 눈물을 받으면..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믿었던 약혼자와 절친은 서로 연인 관계로.. 주인공을 숨기고서..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

그러다보니.. 여주인공은 아버지의 재산을 지키면서, 눈물 세방울도 얻어야 한다. 

이 이야기로만.. 10회를 달려온 것이다.

 

아이디어를 드라마로 형상화 하는데 있어서.. 그 준비운동이 너무 길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재미는 이제부터인 것 같다.

 

진짜 사랑은.. 약혼자가 아닌.. 오래전부터 자신의 주변에 있었던..

한강역의 조현재..라는 것..

심지어, 조현재는 초반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점차.. 남규리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면서.. 안타까움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약혼자 역할인 배수빈은.. < 찬란한 유산 >에서의 역할과 180도 다른..

사랑을 지켜주기는 커녕.. 처음부터 목적을 위해 약혼자에게 접근했다가..

이제와서.. 진짜 애인하고도 갈등하는.. 다면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요원은.. 밤에는..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우울한 여자였다가..

낮에는.. 남규리의 영혼이 들어가.. 1인2역을 해내고 있다.

 

그럼에도.. 젊은 연기자들이 주축이 되는 이 드라마는..

왠지.. 크게 매력이 있지는 않다.

< 검사 프린세스 >에서 마력을 보여준 박시후도 없고..

< 찬란한 유산 >으로 국민 남동생이 된 이승기도 없다.  

 

다만.. 줄거리는 점점 탄탄해지고 있는데..

결코 스케줄러에 머물지 않을.. 정일우와 이요원의 사연..

배신과 음모를 영혼인 남규리가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리고, 가슴 속 사랑을.. 한강이 어떻게 표현하게 되는지..

기대가 된다.

 

다양한 장치를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 49일 >..

왠지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가 될 것 같기는 한데..

후반에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중에라도.. 좋은 드라마로 기억될 여지는 충분하다.

아이디어나.. 사건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의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