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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패션왕.. 누가 더 나쁜가.. 누가 더 불쌍한가.. 욕망에 무릎꿇은 청춘들의 이야기..

행복한하루보내기 2012. 4. 17. 14:45

 

SBS 드라마 패션왕..

과연 누가 주인공인가.. 모르겠다.

 

지명도에서.. 출연 비중에서..

누가 봐도.. 유아인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가 맡은 강영걸 역은..

완전.. 찌질 악역-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는 언제나 자신의 욕망에 무릎 꿇었다.  

 

 

여자 좋아하는 영걸..

어떤 여자인지 모르고, 잠자리를 했는데..

알고 보니, 사채업자 두목의 애인..

 

돈이 없을 때에는..

자기가 뒤에서 욕했던 동창 앞에서..

비굴하게 애걸복걸하며 한푼만 빌려달라고 했다가..

 

돈을 빌리지 못하면..

여자를 이용해서 친구의 뒷통수를 친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나온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영걸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배신과 속임수"이다.

다른 드라마에서처럼.. 정직한 방법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엄청난 성공을 꿈꾸면서도..

순간순간의 유혹에 매번 흔들리면서.. 위험에 처한다..

여자도 좋고.. 돈도 좋고..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도 있고..

 

이런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그런 주인공이 아니다.

그래서, 신선하다..!!

하지만, 다른 남자 주인공처럼.. 응원하게 되지는 않는다.

 

 

- 욕먹어 배부른 유아인, 성공앞둔 이 남자 불쌍해 죽겠다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204101757151001

- 아.. 근데.. 이 눈빛 봐라..

영걸은 좋아하지 않지만.. 유아인은.. 끼야..!! 너무 좋구나..!!

 

 

다른 주인공들 역시 마찬가지다.

 

여자 주인공인 신세경 = 이가영은..

어려운 처지이지만.. 실력만큼은 천재여서.. 누구나 그의 실력을 훔치고 싶어한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여기저기에서 이용당하는 것 같은데..

반대로.. 가장 "강자"..이기도 하다.

 

재벌집 아들도 이 여자를 좋아해서.. 뉴욕까지 날아가고..

사장이란 사람(=영걸)도 가영이를 놓칠까.. 전전긍긍 한다.

 

그래서.. 이.. 가영이란 역할은.. 별로 매력이 없다.

그녀에게는 실력도 있고.. 외모도 있고.. 악착같은 성격도 있다..

 

그런데.. 착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돈에 흔들리고.. 정에 흔들리고.. 완전 찌질하다잉~

 

 

http://tvdaily.mk.co.kr/read.php3?aid=1334612721306507002

'패션왕' 신세경은 어장관리녀? 순수한 밀당스킬로 극 전개에 활력

 

 

재벌집 아들 역할인 이제훈 = 정재혁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위치-이지만..

패션회사의 차기 사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패션감각이 없어서..

아랫사람으로부터 놀림을 받고..

아버지로부터 구박을 받고, 어머니로부터는 지나친 보호를 받는다.

 

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자와 본인을 위해..

힘없는.. 천재의 디자인을 도용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재벌집 아들의 애인이자.. 영걸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유리 = 최안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패션왕"을 보면서.. 가장 실망한 캐릭터가 바로 최안나 이다.

 

솔직히.. 패션왕의 남녀 주인공 4명이 모두 찌질하지만..

개인적으로.. "찌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던 것이.. 바로 안나..이다.

 

왜냐하면.. 판매원 출신으로.. 미국의 명품 브랜드에 디자이너로 취직한..

그런.. 여성이 찌질하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션왕"의 작가는.. 참으로.. 잔인하다.

이 여자마저도.. 어찌나 찌질한지.. 재벌집 아들이 가진 권력을 욕망하면서도..

본인이 가지지 못한.. 천재적인 실력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찌질하게 살아간다.

 

 

 

이렇게 찌질한 남녀 주인공이.. 매우 화려한.. 패션계를 배경으로

사랑과 욕망을 위해.. 욕심을 내고.. 좌절하고.. 뒤로는 나쁜 짓도 한다.

 

"패션왕"은 이렇게 욕망과 배신, 질투, 콤플렉스.. 가난과 권력이 뒤엉친..

매우 현실적인 부분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드라마 이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질문한다.

 

하나.. 누가 더 나쁜가..??

천재의 디자인을.. 돈을 주고 사서.. 애인의 이름을 갖다 붙인 재혁..??

그것에 굴복하면서, 가영이를 질투하는 안나..??

이 모든 내용을 알면서, 계약을 배신하고 먼저 디자인을 동대문에 풀어버린 영걸..??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가영..??

 

- ‘패션왕’ 유아인에 열받고 분 안풀려? 시청자들 “유아인 제일 악당"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204100707461001

 

이 기사에서처럼 눈에 보이기는.. 영걸이 가장 나쁜 악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지.. 돈을 지불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자기의 이름으로 선보이는 것은  또한 옳은가..??

 

흔히..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의 불법은 가난한 사람들의 불법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불법에 더 많이 분노한다고 한다.

왜냐면, 가난한 사람들의 불법이.. 그들의 거친 손마디처럼.. 거칠게 보이기 때문이다.

 

 

둘..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사실.. 이 드라마에서 진짜 나쁜 사람들은..

4명의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시련을 주는 어른들이다.

 

재벌회장, 그 부인(= 재혁 엄마)은 가난한 사람들을 인간취급하지 않는다.

아들에게도 바라는 것이.. 옳게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서는 것이다.  

 

가영을 키워주었느나 딸을 입학시키기 위해.. 가영이를 학교에서 내쫓은 디자이너(장미희)..

자기의 애인과 바람을 피운.. 영걸을 죽이라고 명령한 사채업자(폭력배 두목인 듯..) 

 

 

셋.. 주인공들은.. 사회정의.. 이런 것에는 관심도 없다.

오직.. 잘 먹고 잘 사는 것..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사랑도 하고.. 일도 한다.

 

하지만.. 청춘이기에.. 이들은 상처를 받고.. 외로워하며.. 힘들어 한다.

 

 

여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드라마가 "발리에서 생긴 일"이다.

당시 신선한 소재.. 얽고 섥히는 관계.. 충격적인 엔딩..으로..

전설로 남은 드라마가 되었다..

 

사실.. 남녀주인공이 너무나 비슷하여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역시나.. 작가가 같다..!!

"그랬군.. 그랬어..!!" 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결말은.. 모두의 파멸이 아닐까..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의 결말이 떠오른다.

 

욕망을 위해.. 사랑도 버리고.. 정직도 버린.. 젊은이들..!!!

그들에게는 희망도.. 미래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똑같은 결말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들이 성장하여.. 완전 어른이 되었을 때..

이들은..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던..

바로 그 어른들의 모습.. 그대로 되어 있지는 않을까..

그것이.. 이 드라마가 진짜 새드엔딩이지 않을까..

 

 

패션왕..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하지만.. 기대가 되지 않는 이유는..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 드라마보다 더 어둡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