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이야기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생존’이다

행복한하루보내기 2011. 7. 19. 15:33

 

요즘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형식이라고 하면,

아마도 서바이벌 예능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케이블TV인 m.net의 ‘슈퍼스타 K’의 놀라운 성공을 시작으로 하여,

지상파TV인 MBC에는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 ‘댄싱 위드 더 스타’가 있구요,

KBS에는 ‘불후의 명곡 시즌2’, ‘도전자’, ‘TOP밴드'가 있습니다.

sbs에도 김연아의 진행으로 이슈가 되었던 ‘키스앤크라이’와 ‘기적의 오디션’이 있구요.

케이블TV에는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 온스타일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QTV의 ‘예스 셰프’, 스토리온 ‘다이어트 워’ 등이 시즌 2,3을 거듭하며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각 프로그램의 순위 선정방식과 출연자 선정기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출연자의 노력보다는 외모와 인기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구요,

처음에 기대하였던 것만큼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제작진과 출연자의 피나는 노력이 헛되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슈퍼스타 K'는 한국판 '아메리칸 아이돌'이라 평가되고 있고,

‘코리아 갓 탤런트’는 ‘아메리칸 갓 탤런트’에서 그 형식을 빌려왔습니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역시 미국의 ‘프로젝트 런웨이’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그 형식을 사온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이야기 하면서, 미국의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이렇듯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전세계 공통적으로 붐을 이루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할텐데요,

먼저 출연자들의 실력을 겨루어 생존하고 탈락하는 긴장감을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생존과 탈락은 우리 인간의 역사와도 일치하는 측면이 있으니까요.

또한, 시청자들은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아 출연자들의 순위와 탈락 여부를 마음 속으로 따져보기도 하고,

출연자들의 떨리는 마음을 공감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출연자들의 눈물나는 노력에 감동을 받고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기도 하죠.

특히, 지금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던 생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실력보다는 시청자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을 주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열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

임재범은 그의 진심이 묻어있는 ‘여러분’이라는 노래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그 자리에 있던 관객들 역시 그의 진심에 감동하여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키스앤크라이’에는 달인 김병만이 가만히 서있을 수도 없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눈물나는 찰리 채플린의 연기를 보여줌으로서 심사위원인 김연아의 눈물을 얻어냈습니다.

순위에서도 1등을 한 것은 당연한 것이겠구요.

 

‘위대한 탄생’에서도 최종 1인이 된 백청강은

조선족으로 힘겨운 삶 속에서도 밝고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물론, 그의 멘토로 출연한 김태원은 매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로

그의 멘티 출연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남는 기적을 연출하였습니다.

또한, 김태원이 지휘자로 선택된 KBS ‘남자의 자격 - 청춘 합창단’도

50대 이상의 오디션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인생 이야기에 시청률 상승은 물론 시청자들의 눈물까지 얻었습니다.

 

스터디셀러로 기록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후,

매트 리들리는 ‘이타적 유전자’라는 책을 통해,

‘개체의 생존’을 위해 모든 유전자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개체의 생존을 위해서는 유전자 스스로 이타적인 결정을 하기도 한다는 주장을 내놓습니다.

즉, ‘이타적 유전자’의 서평에 나오는 ‘내 등을 긁어주면, 네 등도 긁어주겠다’는 데이비드 파피노의 말처럼,

나의 가려운 곳을 긁으려면 남의 도움이 필요하며 남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나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생존은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요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 저 역시 저의 부족한 노력에 대해서 큰 반성을 합니다.

밤을 새워가며 스케이팅에 몰두하는 출연자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피곤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나 또한 누군가에게 이와같은 감동을 전해준 적이 있었는지 반성 합니다.

결국,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생존을 위해 ‘감동’보다 더 큰 무기는 없는 듯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서바이벌’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힘들게 경쟁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에게 ‘감동’을 전해주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봅니다.

오늘은 저 자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감동’이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 이글도 대학회보에 청탁받고 쓴 글..

역시 맘에 들지 않아서.. 다시 쓰려고..

지우기 전에 블로그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