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은 굉장히.. 쉽고 재밌는 책이다.
- 이하, 존칭 생략..
문재인씨..?? 문재인 이사장..??
뭔가.. 적절한 존칭이 떠오르지 않아서.. ㅠㅠ
문재인 예비 대통령..??
이것도.. 너무 앞서가는 것 같고.. --;;
여튼.. 다른 책들은..
읽겠다는 의지를 조금 내야만 손이 가는데..
조국 교수의 "진보집권플랜"과
문재인의 "운명"은.. 그냥.. 술술 읽힌다..
지하철에서도..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그냥 손이 가요, 손이 가.. ㅎㅎㅎ
두 분다.. 참.. 대단한 분이다.
- 글 잘 쓰는 분들에 대한 경의는..
작가라는 직함을 가지고 사는 나에게..
정말 진심이다.
문재인의 "운명"은 사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로..
눈물없이 읽지 못할 거라 예상했는데..
물론, 앞부분에 눈물이 나기는 했지만..
진짜 가슴으로 와닿는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의외로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이다.
문재인의 부모님은
함경남도 함흥 출신이라 한다.
우리 부모님은 평안남도 개천 출신이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별 준비없이.. 남쪽에 터를 잡았다.
문재인의 부모님은 거제 피난촌..
우리 부모님은 부산 피난촌..
하지만, 피난 내려올 당시..
우리 어머니 나이 7살..
문재인은 피난촌에서 태어났다고 하니..
아마 우리 엄마랑 10살 안쪽으로 차이가 날텐데..
그렇다면.. 문재인과 우리 엄마가 같은 세대인데..
내 느낌에는.. 문재인이 나와 같은 세대처럼 느껴진다.
- 피난민을 부모님으로 두었다는 점에서..
예전에.. MBC 아침 시간에 하던 프로그램 중에..
매년.. 자식이(대부분 딸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글을 써서
사연도 소개되고 방송에도 나오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다.
수필대회 "어머니"쯤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중,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나중에 성장하여 잘 살게 되면..
꼭 "어머니" 수필로 방송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우리 엄마의 삶은 파란만장하시다.
여튼, 문재인의 부모님도 그렇고,
우리 부모님의 부모님도 그렇고..
옛날 북한 지역에서는.. 왠만큼.. 배우고..
왠만큼.. 잘 사는.. 집안에.. 하인들이 있는..
그러니까.. 공산당이 싫어요..하고 피난을 내려온 분들인데..
그러다보니.. 이분들의 생활력이 그리 강하지 않다.
정주영 고 현대그룹 회장님으로 상징되는 피난민들은..
생활력이 매우 강해.. 잘 먹고 잘 사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문재인도 밝혔듯이.. 아이들과 함께 내려온..
무일푼의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우리 엄마의 어머니는.. 북한에서 "마님" 소리 듣던 분으로..
피난 와서도.. 아이들한테 큰소리 한번 안치시는.. 얌전한 분이셨는데..
먹을거리가 생기면.. 자식들 먼저 챙기시느라..
아픈데도.. 약한번 못쓰고...... 우리 엄마 9살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엄마가 없는 피난민의 아이들은.. 참으로 살기 힘들다.
게다가.. 여자 아이의 희생은 당연시 되기도 했다..
교복 입고 학교에 가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웠다고.. ㅠㅠ
정말..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일들을 겪으시고..
우리 엄마가 남들처럼 사는구나..싶게 된 것이..
겨우 15년 전.. 내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얻게 된 즈음이다.
그러니까, 막내 딸도 돈을 벌게 되었으니..
마음이 놓이셨는지.. 평생을 해오신 장사를 그 즈음 그만두셨다.
신영복 선생님의 글에서 본 것인데..
부자들의 도둑질은 언뜻 고상해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놓고..
가난한 사람들의 도둑질은 너무 거칠어서.. 바라보기조차 힘들지만,
부자들만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
도둑질 뿐만이 아니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노력은.. 때로는 지나치게.. 거칠어서..
(우리 엄마를 비롯해서..) 조금 다른 사람을 힘겹게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 엄마의 거친 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의 지난 역사를 보는 듯.. 눈물겹다.
여튼.. 무능한 아버지..
그 뒤치닥거리 하느라.. 온갖 궂은 일을 다하는 엄마..
그런 가정에서.. 나라도.. 좋은 대학 가야지..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 우리집 세 딸들은..
문재인은 우리보다 나이는 많지만..
집안의 하나뿐인 아들인 덕분에.. 대학을 갈 수 있었고..
부모님에 대한 책무감은.. 어쩌면 조금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교육열만큼은 대단하셔서..
세딸을 왜 대학에 보내느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막내 딸까지.. 대교에 보낸 우리 부모님처럼..
문재인의 부모님도.. 없는 형편에.. 학비만큼은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가난한 집 아이들은.. 일찍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그러저러한 일들이.. 문재인의 "운명"을 읽으며..
내가 크게 공감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사"의 한홍구 교수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정서 중에 하나를 "피난민 정서"라 칭한다.
삶터가 뽑힌 불안함..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
살기 위해.. "나는 공상당이 싫어요"를 외쳐야 하는 삶..!!
대신.. 양반과 하인이 구분.. 계급성이 모호해지고..
우리 같은 국민들끼리는 보호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
그래서, 광주항쟁에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정치적 혼란을 겪은 남미나 동남아에 비하면..
우리의 민주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는..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
이러한 공통점들을 안고 살아간 분들이..
바로 우리 부모 세대인 것이다.
한편으로 가슴이 짠~해지지만..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것까지.. 다 감싸안지는 못한다.
사랑을 바탕으로.. 짜증도 내고.. 화도 내는..
우리는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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